백두대간

대간길을 회상하면서~~~~~~~~~~~~

금토끼칼 2014. 12. 2. 22:47

 

 

 

주일지

회차

날자

출발지

도착지

기 타

1

2014-04-05

우두령

삼도봉

물한계곡

2

2014-04-12

우두령

추풍령

 

3

2014-04-19

추풍령

큰재

 

4

2014-04-26

큰재

신의터재

 

5

2014-05-01

신의터재

갈령삼거리

 

6

2014-05-10

갈령삼거리

늘재

 

7

2014-05-24

늘재

버리미기재

 

8

2014-05-31

버리미기재

지름티재

 

9

2014-06-04

지름티재

이화령

 

10

2014-06-07

이화령

하늘재

 

11

2014-06-14

하늘재

작은차갓재

 

12

2014-06-21

작은차갓재

저수령

 

13

2014-06-28

저수령

죽령

 

14

2014-07-05

죽령

고치령

 

15

2014-07-27

구룡령

진고개

전주제일

16

2014-08-02

삼도봉

덕산재

미천리

17

2014-08-10

덕산재

신풍령

 

18

2014-08-15

화방재

도래기재

 

19

2014-08-24

진고개

대관령

전주제일

20

2014-09-06

신풍령

육십령

 

21

2014-09-10

육십령

중재

 

22

2014-09-14

미시령

한계령

익산백두

23

2014-09-20

중재

매요리

 

24

2014-09-28

대관령

삽당령

전주제일

25

2014-10-03

화방재

피재

 

26

2014-10-12

조침령

구룡령

익산백두

27

2014-10-17

도래기재

고치령

 

28

2014-10-19

피재

댓재

 

29

2014-10-22

매요리

고기삼거리

 

30

2014-10-26

삽당령

백복령

전주제일

31

2014-11-01

미시령

진부령

 

32

2014-11-02

조침령

단목령

 

33

2014-11-09

한계령

단목령

익산백두

34

2014-11-15

고기삼거리

벽소령

 

35

2014-11-16

벽소령

장터목

 

36

2014-11-22

백복령

댓재

전주제일

37

2014-11-30

장터목

천왕봉

백무동

 

 

당초에 완주할 생각은 없었다. 막연히 완주를 바라기는 했지만 시간과 비용이 막막했기 때문이다.

삼도봉 이하 구간이야 이미 했지만 충청 이북구간은 그야말로 "그림의 떡" 이었던 것이다.

그런 것이 청주로 발령이 나면서 충청도 구간 산행을 맘으로 그리기는 했다. 그러나 시작은 조심스러웠다. 주말마다 내야하는 시간도 그렇고, 첨으로 접하는 중부지역 근무도 조심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3월에 들어서면서 모든 것이 혼란스러워졌다. 맘이 종잡을 수 없었고, 모든게 힘들었다. 뭔가 마음을 다잡을 방법이 필요했다. 2월부터 불교대학을 다니기는 했지만 1주 2시간으로는 부족했다. 결국 산에 의지하기로 했다.

그동안 산행을 하면서 부족한 것이 많았다. 고도계, 지피에스, 트랭글(오록스), 각도기, 지도 등 산행을 하면서 지참하는 장비는 없고, 단지 도 전체지도와 선답자의 산행기에서 퍼온 고도표와 지도가 전부였다. 사전에 인터넷에서 출발지를 확인하고 네비게이션에 의지하여 밤에 출발한 뒤, 출발지에 도착해서는 다운침낭을 덥고 밤을 샌 것이 전부였다. 그리도 좋았다.

4월 5일은 시제라고 사전에 통지받았지만, 이렇게 혼란스러운 맘에 무슨 일이라도 날 것 같아, 마님에게 사실을 말하고 "산에 다녀오마" 했다. 맘으로 허락했는지는 모르지만 모른채 해주는 것을 양해한 것으로 알고 밤새 차를 몰아 우두령에 도착하여 삼도봉 까지 진행하고 물한계곡을 통해서 하산하는데 숨이 트이는 것 같았다.

한번을 했는데 두번을 못하랴. 담부터는 청주에서 금요일날 저녁에 출발지에서 자고 산행을 한 뒤 토요일 오후에 전주에 가기로 했다. 주말 나눠쓰기.... 주말 2일을 하루는 나를 위해, 하루는 가족을 위해 쓰기로 한 것이다.

우두령에서 바람재를 지날 때는 감격스러웠다. 대간 산행기를 보면서 꼬옥 가보고 보고싶었던 곳이었다. 그러면서 한구간 한구간을 덧붙이고 있다보니 응어리 졌던 마음도 많이 풀어져 있었고 주위와의 관계도 개선되어 마음이 편해지고있어 마님께 얘기하니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서운했을 것이다.

그렇게 주말을 보내면서 어느덧 7월 초가 되니까, 충청구간 14구간이 끝나있었다. 물론 그동안 맘을 두었던 골프는 아예 끊었다. 그리고 한 번은 대간종주에 돌아와서 밤샘 불교수행에 참여도 했었다. 늘재~버리미기재 구간에서는 맛있는 샘물을 먹고 오다가 대야산 전에 다리에 쥐가 나서 엉금엉금 기듯이 힘들게 넘어왔었다. 지금은 근육이완제와 나트륨을 소지하고 다니지만 그때는 그런 것이 있는지도 몰라서 걍 지나왔다. 아찔하다. 이화령~하늘재 구간에서는 빵 1개와 음료수만으로 완주했는데 허기가 져서 힘들었다.

그리고 강원도 구간을 걱정하고 있었는데 익산으로 발령이 났다. 개인적인 정보로 전주 제일산악회와 익산 백두산악회가 대간산행을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대간종주계획을 검토해보니 마침 강원도구간을 진행하고 있었다. 게다가 매월 2째주와 4째주라서 서로 겹치지도 않아 좋았다. 점검해보니 8구간을 같이 할 수 있어 회원가입하고 산행신청을 했다. 나머지구간 정도는 주말연휴, 휴무일, 휴가를 이용하여 강원도 구간을 마치고, 삼도봉 이하 구간은 전주에서 주말을 이용하면 가능할 것 같았다. 대충 12월 중순으로 계획했다.

7월 전주제일산악회와 구룡령~진고개 구간을 시작했다. 그동안 나홀로 대간만 하다가 첨으로 단체산행으로 하는 것이다. 상대방의 실력도 모르고, 사람도 모르지만 우선 신청하고 산대장의 소개와 함께 시작하는데 비오는 첫날 구룡령에서 약수산을 올라가다가 여러번 산대장의 걱정을 받는다. 폐결핵으로 석화된 우측폐로 인하 부족한 폐활량때문에 거친 호흡을 해야만 하는 내 숨소리가 곧 숨넘어 갈 것 처렴 여겨진 것 때문이리라. 괜챦나고 물어보는 소리에 내가 괜히 민폐를 끼치는 것 같아 미안했다. 그러면서 두로봉을 지나 진고개를 내려갈 때는 선두에 합류할 수 있었다. 선두가 후미를 기다려 식사도 하고 휴식도 하기에 자신감이 생겼다. 두번째 진고개~대관령은 쉽게 지나갔다.

9월 두번째주 익산백두산악회와의 첫산행은 힘들기로 첫손을 꼽는다는 미시령~한계령 구간이다. 14시간 걸린다는 산행기는 봤지만 첨보는 구간이고 비법구간이었다. 그래도 전주제일산악회와 두번을 맞춰보았기에 염려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백두산악회는 지도 한 장만 주고 출발지에서 각자 출발하여 도착지에서 만나는 방식이었다. 미시령을 출발하여 황철봉 너덜길에서부터 숨이 막혔다. 전부 프로들이었다. 도대채 쉴 줄을 몰랐다. 그렇지만 낙오되면 조난이었다. 이를 악물고 갔다. 힘들게 어찌어찌 공룡능선을 지나 회운각대피소에 도착했을때 도저히 가기가 엄두가 나지않아 산대장, 총무에게 전화하여 낙오를 신고하고 회운각에서 잘 생각으로 대피소에 물어보니 예약없이는 숙박할 수 없고 탈출 하산하란다. 옥신각신 하다가 할 수 없이 가보기로 하고 스틱을 꺼내 의지하면서 소청봉까지 간신히 올랐다. 갈 수 있을 것 같아 길을 재촉하여 대청봉을 생략하고 중청에서 바로 한계령으로 향하는데, 이것도 만만치 않았다. 물도 떨어지고, 음식은 먹을 수 없고, 중간 중간 물을 얻으면서 한계령에 도착해보니 대략 14시간 반 쯤 걸린 것 같다. 저질체력을 실감했다. 이 산악회는 도저히 같이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나머지 구간은 혼자 할 생각을 했었다.

10월에는 한계령 조침령 구간인데 국공에 걸렸다. 난 선두에서 약 1.5키로 진행했었는데 뒤돌아 와야 했다. 그러면서 다리가 풀렸는지, 구간을 바꾸어 조침령~구룡령을 역진행하는데 무척이나 힘들었다. 후미대장에 걸려 포로 이송하듯 끌려오다시피 구룡령에 도착했다. 담구간 가기가 미안해서 자진 포기한다고 했었다. 그런데 산대장이 장거리 산행을 할려면, 1)베낭무게를 줄이고, 2)물을 조금만 먹으면서, 3)오르막에서는 쉬지말고 조금씩이라도 걷고, 4)주중에 1회 이상 산행을 해서 호흡을 유지하라고 코치해주었다. 그래서 집에 있는 8키로 모래조끼를 메고 밤에 미륵산을 쉬지않고 오르기도했고, 아침에 혼자 오르기도했다. 체력을 기르면서 몸보신을 위해 마님께 보양식도 부탁했었다. 말없이 보양식을 해준 마님께 감사하다.

그동안에 삼도봉에서 시작한 전라북도 남진구간은 꾸준히 진행했다. 삼도봉~덕산재 첫길은 비가 억수같이 내려서 시원했다. 덕산재~신풍재 구간은 수월했다. 다만 신풍재~육십령 구간을 대부분 2구간으로 나눠서 하지만 하루로 잡고 진행계획을 짜서 진행하는데 마지막 할미봉구간에 힘이 들었지만 완주를 했다. 대략 14시간 걸린 것 같다. 나머지 구간은 별로 힘 든줄 모르고 지나간 것 같다. 고기삼거리 까지 진행하고나서는 성삼재 까지 간단히 한 뒤에 지리종주로 마무리를 계획했다.

10월 제일산악회와 삽당령~백복령 구간을 마치고 돌아오는 차에서 산대장에게 구간협의를 하는데 경방기간에 걸리면 어렵단다. 집에와서 대피소에 연락해보니 11월17일부터 12월15일 까지란다. 급하게 벽소령을 예약해두고 구간계획을 다시 짜본다. 고기삼거리~성삼재~벽소령1박, 벽소령~천왕봉 혹은 장터목산장까지 잡고 나머지구간 2키로는 마님과 함께 마무리하는 방안이 제일 좋을 것 같다. 2키로를 위해서 거리와 시간이 길지만 마님과 함께하는 의미가 더 좋을 것 같다.

그동안 휴가기간과 개천절 3일연휴 등을 이용하여 강원도 나머지 구간을 미리 마쳤다. 한계령~조침령 구간은 미시령~진부령을 마친 뒤 조침령~한계령 진행을 계획했지만 조침령을 저녁 12시에 출발하는데 너무 졸려서 단목령에서 탈출했다. 해서 백두산악회와 한계령 출발했을 때는 체력은 충분했지만 여유있게 단목령에서 탈출하여 구간을 완성할 수 있었다. 참고로 단목령 정상석은 곰배령 대형주차장 앞에 있었다. 11월 셋째주에 예약된 고기삼거리~장터목 구간 1박2일은 눈산행이었다. 시원하고 즐거웠다. 중간에 반야봉을 지나가면서 댓재에서 본 두타산의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청옥 두타가 저 반야봉처럼 힘들텐데 어떡하나"하는 걱정이 났었다.

이제 2번째로 힘들다는 백복령~댓재구간은 산대장에게 각별히 당부했다. 그런지 어렵지 않게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선두는 아니었지만 마지막 햇댓등을 지나 완주할 수 있었다. 내자신이 믿기지 않았다.

이제 나머지 구간 장터목~천왕봉 구간은 1.7키로를 위해 백무동~장터목 5.8키로 구간을 접속하는 대간산행상식과는 맞지않는 구간이지만 이 구간 진행은 마님과 함께라는 의미가 더 컸기에 후회가 없다. 마님과 사전에 철저히 준비하여 수월하게 마칠 수 있었다. 특히 마님이 즐거워 하는 모습, 올라가던날 휘몰아치던 비바람속에서도 의연히 산행하는 모습, 김치찌게 하나지만 맛있게 먹은 저녁식사, 힘든 비알이지만 스틱을 이용하여 꾸준히 오르던 마님덕분에 천왕봉에서 흐린 날씨 탓에 조망은 없었지만 뜻 깊은 산행이었고, 돌아오던 길은 삭풍과 강풍에 두렵기도 했지만 의연하게 3시간을 쉬지않고 하산하여 무사히 완주한 마님께 감사하다.

 

그리하여 4월 5일부터 8개월 만에 백두대간 완주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시간과 비용을 따지면 경제성에 이의를 제기할 수도 있겠지만 누구의 약속이나 지시도 아닌 내가 스스로 계획하고, 실행한 대간종주 1년이내 완주를 마쳤기에 따지고싶지않다. 난 그저 누군가도 하는 대간종주를 "나도 할 수 있다"라는 것을 확인 한 것 만으로도 좋은 것이다. 가치는 내가 부여한 기준이 아니던가..............

 

이 자리를 빌어 전주제일산악회 5회 출정동안 같이한 산대장님 이하 대원 모든 분들, 익산백두산악회 3회출정동안 같이한 산대장님 총무님 이하 모든  대원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청주에서 발령날 때 내가 산행한다고 춥지말라고 바람막이를 선물해준 개인고객팀 팀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10월~11월 산행동안 너무 도움된 바람막이였습니다. 그 감사 잊지않겠습니다.

그리고 산행에서 많은 천사들의 도움이 컷다. 나리, 동자꽃, 원추리 등 야생화의 그림이 없었다면 너무 힘들었을 것이다. 내리막에서의 나무등걸과 조그만 가지들이 위험에서 구해주고, 오르막에서 조그만 로프와 나뭇가지들이 힘을 북돋우어주었다. 회차를 위하여 히치를 하였을 때, 차를 세워준 트럭기사님들, 그리고 힘들 북돋우어준 많은 산우님들...... 이세상은 결코 혼자살아가는 것이 아님을 알려준 고마운 존재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