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1
친구.........1.
고창읍 소재지에서
흥덕으로 나가는 길목 오른쪽
주유소를 지나치면서 우측으로 들어가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갈라치면
함석과 알루미늄이
군데 더덕 쌓인 곳에
친구가 산다.
열 일곱 청춘에
무엇을 그리 빨리도 알았던지
선생님의 낌새도 재빨리 알고
친구들을 얼러서 독려할줄도 알았던가.
동창들 일에는
항상 그가 있었으며
우선 나섰고
공부를 제치고서라도 앞장섰던 그 친구
뽀오얀 얼굴에
훤출한 키에
그리스 조각같던 몸매는
뭇 여고생의 관심이었고
연애편지와 쪽지와 눈 웃음을 받고 살았다.
학도호국단 교련복을 입고서 시내를 활보하며
친구들과 어울려 청춘을 보내기 나날이었고
그 웃음에 친구가
그 손짓에 여고생이
그 동작에 선생님의 칭찬이 더해져 갔다.
이제는 공부를 해보겠노라
잠을 설치고 시간을 아끼며
이친구를 붙잡고
저선생님을 따라가면서
노력을 다하여 공부를 했지만
아무리 애를 써도 따라잡을수 없어서
그게 애가 타서 수석을 윽박지르기도 했지만
그렇게 졸업을 하고
취직을 하고
각자의 길을 가고
이제는
군대를 제대한 우리가
한번 뭉쳐야 한다며
김제 거주 친구들이 모여
모임을 했지만
친구가 결혼하고 아내가 있고
다른 친구가 결혼하고 아내가 있고
나도 다른곳으로 전근가면서
모임은 흐지부지 그러고 말았다.
그래도 한 때 가졌던 모임에
쌍둥이 조카는 잘 크는지
아내는 여전히 굳세게 사는지
호주가인 친구는 여전한지
궁금해서
방장산을 지나는
영산기맥길에 들러
서로의 안부를 묻고
음료수 한잔을 마시고는 헤어져
그렇게 잊고 지냈다.
고창에서 사업하는
사장님을 통해서
친구에 대한 무한신뢰와
칭찬을 들을 땐
그저 뿌듯할 뿐.....
이제 그 친구가 아프단다.
몸이 많이 약해져서
거동도 힘들다는데
언제 가셔 봐야 하는데....
죽기전에, 죽기전에
내 얼굴을 잊지 말라고
나는 네 친구라고
네가 미워했던 그 친구라고
그래도 잊지 말라고
그 말을 해야 하는데.....
갈 핑계를 찾아야 한다.
아직도 그곳에 살고 있을까?
자식과 가족에 대한
애착이 많았는데
쌍둥이 아들은 무엇을 하고 어떻게 컷을까?